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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민용의 '살아 있구나, 강원 전통시장'] 삼척중앙시장, ‘영동 최고 장터’ 부활 꿈꾼다._2019.3.26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19-07-30 14:51:23 조회수 3,266회 댓글수 0건
링크 #1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144&aid=0000601943 클릭수 1752회

강원도는 한반도 내륙의 섬이다. 험준한 지형에 갇혀 있고, 남북의 대립으로 많은 제약도 받아 왔다. 그러다 보니 여러 면에서 발전이 더뎠다. 하지만 강원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조짐이다. ‘통일의 훈풍’ 속에 강원도가 남북교류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그동안 낙후돼 있던 강원도가 남북 경제교류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시점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다. 준비해야 할 것 역시 적지 않다. 이에 <스포츠경향>은 연중기획 <엄민용의 ‘살아 있구나, 강원 전통시장’>을 마련했다. 강원도의 수많은 시장을 소개하고, 그곳들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그 열 번째 순서는 ‘삼척중앙시장’이다.


‘삼척’은 말 그대로 바다·산·강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파란 하늘을 닮은 바다는 망망한 태평양을 향해 펼쳐지고, 1000m가 훌쩍 넘는 산들이 마을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이들 산에서 몸을 일으킨 물줄기들은 사람들이 사는 땅 이곳저곳을 파고든다.

그러니 삼척에서는 나는 것들이 많다. 우선 한류와 난류가 교류하는 삼척 앞바다에서는 계절에 따라 대게·오징어·꽁치·임연수어·도루묵 등이 많이 잡힌다. 강원도에서는 드물게 미역도 많이 생산된다.

특히 삼척이 자랑하는 대표 수산물은 ‘문어’다. 삼척의 차고 맑은 물에서 잡히는 ‘돌문어’는 크기는 작지만 살집이 탱클탱클해 식감이 좋고, 영양성분도 다른 문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며, 이곳 사람들은 엄지를 곧추 세운다.


대게도 삼척의 자랑거리다. 보통 대게 하면 ‘영덕’을 떠올리지만, 삼척 사람들은 “영덕에서 팔리는 대게 상당수가 삼척 앞바다에서 잡힌 것으로 보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오십천을 비롯해 크고 작은 하천을 끼고 있는 삼척의 농경지에서는 쌀은 기본이고, 옥수수와 콩·감자 등이 많이 생산된다. 최근 들어서는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

높고 낮은 산지에서는 잣을 비롯해 밤·도토리 등과 약초·버섯류 등이 쏟아진다. 산지의 목초지에서 한우와 사슴·산양을 키우는가 하면 돼지와 닭을 키우는 축산농가도 적지 않다.

게다가 삼척은 광업이 발달한 곳이다. ‘신라장군 이사부’가 울릉도를 향해 배를 띄운 곳인 삼척의 옛 이름이 ‘실직국’이다. ‘실직’이란 “쇠를 지킨다”는 의미. 그만큼 삼국시대부터 삼척은 철광석의 대표 산지로 꼽혔다. 현대에 들어서는 탄광과 시멘트 산업이 번성해 1980년대에는 국내 5대 공업도시로 불렸다. 이때 삼척의 인구는 30만을 넘어 40만을 바라봤다.


이렇듯 땅과 바다에서 먹을 것과 팔 것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삼척 곳곳에 시장들이 들어섰다. 그들 중 최고의 시장이 ‘삼척중앙시장’이다. 삼척중앙시장은 한때 영동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불렸다. 5일장이 서는 날에는 500여 개의 상설점포에 ‘이동식 점포’와 지역주민들의 난전까지 합쳐 800개가 넘는 점포가 사람들을 맞았다. 이때는 ‘강아지들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시장이 활황이었다.

하지만 1980년 삼척군 북평읍이 동해시로 편입되고, 이듬해에는 장성읍과 황지읍이 태백시로 독립하면서 삼척의 위세가 크게 위축됐다. 설상가상으로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조치로 탄광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삼척에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당연히 시장의 불빛도 하나둘 꺼져 갔다.

물론 삼척중앙시장은 여전히 ‘호황 중’이다. 평소에도 200여 점포가 언제나 한결같이 손님들을 맞고, 5일장과 무관하게 본인이 직접 재배한 것을 팔 수 있는 직거래장터도 따로 있다. 더욱이 5일장(2·7일)이 서는 날에는 난전들까지 합쳐 근 400개 점포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삼척에서 나는 것들을 비롯한 갖가지 강원도 특산물들, 그리고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서는 관문인 삼척의 지리적 특성상 경상도의 산물들까지 한 가득 펼쳐지면서 삼척중앙시장은 별천지가 된다. 시장이 워낙 커서 바쁜 걸음으로 빙 둘러보는 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 관광상품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것. 실제로 시장구경을 오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 삼척중앙시장은 ‘2%’ 배가 고프다. 한때 ‘영동 최고’ 소리를 듣던 옛날이 그립다. 점포 수가 많지만, 현재 비어 있는 점포도 적지 않다. 시장을 찾는 이들도 노년층이 주류다. 시장 전체가 우리 사회처럼 고령화에 신음하고 있다.


이에 시장 상인들과 삼척시가 시장의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해 손을 잡았다. 시장의 빈 점포를 비롯해 상당수의 점포를 매입해 ‘청년몰’을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먹거리를 비롯해 젊은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만한 점포들을 유치하면 인근의 솔비치나 환선굴 등 유명 관광지를 찾았던 젊은이들이 청년점포를 찾을 것이고, 그들이 발길이 자연스레 전통시장으로도 옮겨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삼척시의 ‘계산법’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재영 과장을 비롯한 시 일자리경제과 공무원들은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며 시장 상인들을 설득하고, 빈 점포 주인들을 만났다. 그 결과 현재 150여 개의 점포를 시가 사들였다. 이런 움직임에 삼척 출신 김상용 강원도의회 의원도 힘을 보탰다. 그는 강원도와 중앙정부의 예산을 타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삼척중앙시장은 앞으로 650여 대 주차 규모의 주차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청년점포들이 들어서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게 됐다. 특히 삼척시가 계획 중인 청년몰은 기존 여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대한민국 청년점포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삼척중앙시장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것은 민간 대기업인 이마트와 함께하기 때문이다. 중앙시장 신관동 2층에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조만간 문을 여는 것. 전통시장과 유통대기업이 상생의 길을 걷는 발상으로,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상생스토어에서 팔면, 상생스토어를 찾았던 젊은이들의 발길을 시장으로도 이끌 수 있지 않겠느냐’는 강원도의 제안을 삼척시와 상인들이 받아들인 결과다.


이렇듯 삼척중앙시장은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는 도 의원, 강원도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뛰어다는 도 공무원이 삼박자를 이뤄 지금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되는 시장으로 오늘도 손님들을 맞고 있다. 4월부터는 야시장도 열려 밤이 더 좋은 곳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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